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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자격증 공부 팁

Intro

지난 주에는 시험에 올인한 관계로 시험 관련 팁을 써볼까 합니다. 일반 시험 팁을 적으면 블로그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으니 IT 관련 자격증으로 한정해 보겠습니다. 제가 고시나 의대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자는 아니지만, 고만고만해 보이는 사람이 자격증을 취득할 때 효과를 본 방법이니 속는 셈 치시고(?) IT 관련 자격증 취득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한 번 따라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보처리기사

많은 분들이 응시하는 정보처리기사를 예시로 작성해보겠습니다. 2020년 부터 실기 합격률이 많이 떨어졌는데, 2020년부터 NCS가 적용됐다고 합니다. 2017년에도 실기시험 개편으로 합격률이 다른 해에 비해 많이 낮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01. 2015~2022 정보처리기사 합격률

제가 봤던 2022년은 20.8% 였습니다. 쉽다는 소리가 더 많이 들리는데 합격률은 그렇지 못한 신비한 자격증입니다. 여튼, 이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대상으로 자격증 공부 팁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일정 계획하기

시험 전 까지 수험서를 다 보겠다라는 간단한 계획이라도 모두 세우실테니, 제 개인적인 계획 방법과 한 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최소 2주 이상은 여유가 있다는 전제 하에 작성하겠습니다. 1주일 남았으면, 기출 열심히 풀면서 틀린 내용 위주로 학습하는 거 말고는 개인적으로는 방법이 안떠오릅니다.

계획은 당연히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상적인 상황을 기반으로 언제까지 어느 정도의 분량을 공부할건지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저는 보통 시험일보다 3일~7일 정도 앞서서 수험서에 있는 내용과 주요 기출문제를 모두 보는 것으로 계획을 세웁니다. 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주로 계획대로 공부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고,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시간을 갖기 위함입니다.

위 방법을 바탕으로 10일 정도 공부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책이 400 페이지라면, 하루 평균 40페이지를 공부하는 것으로 계획합니다. 보통 수험서에는 각 단원별로 연관 기출문제가 있을테니 기출문제도 포함해서 공부하는 것으로 가정합니다.

계획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수정되어야 하고, 첫 계획은 내가 하루에 최소한 얼마나 공부를 해야 시험 전에 한 번은 보고 들어갈 수 있을지 가늠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정보처리기사 준비하면서 봤던 수제비 필기책의 최신 버전을 보니 804 페이지니까 10일이면 하루 약 80 페이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두 번째, 병렬 공부하기

책을 무조건 순서대로만 보시는 분들을 위한 팁입니다.

하루에 국어, 영어, 수학을 시간 분배해서 공부하듯 정보처리기사 과목별로 나눠서 공부하는 것을 병렬 공부라 칭합니다.

수제비 필기책을 보니 정보처리기사는 I 소프트웨어 설계, Ⅱ소프트웨어 설계, Ⅲ 데이터베이스 구축, Ⅳ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 Ⅴ정보시스템 구축관리로 나뉘어져 있으니 5개의 과목을 나누어 공부합니다.

하루에 40페이지를 봐야한다면, 아래와 같이 분량을 나누어 공부합니다.

I 소프트웨어 설계: 5페이지
Ⅱ소프트웨어 설계: 5페이지
Ⅲ 데이터베이스 구축: 10페이지
Ⅳ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 10페이지
Ⅴ정보시스템 구축관리: 10페이지

똑같은 40페이지인데, 공부할 분량이 적어보이는 심리적 효과가 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

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순서대로 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처음 보는 내용이라던가 내용이 난이도가 있어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느려지면, 그때 즈음 다른 과목으로 넘어가 쉬운 내용을 보면서 하루 페이지 할당량을 채웁니다. 기간이 길어도 하루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있으니 유연하게 과목을 넘나듭니다.

어떻게든 순서대로 봐야한다는 고집이 있으시다면, 동일 과목에서 앞 내용과 이어지지 않는 세부목차 중 쉬운 부분으로 넘어가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하루 분량을 다 채웠다면?

예를 들어, 40페이지가 하루 분량이라면, 40페이지를 절대 규칙으로 여기고 더도 덜도 안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더 하고싶으시면 하시고, 피곤하거나 시간 없는 날은 적게 공부하는 등 유연하게 하시면 됩니다. 만약 다음에 몇 페이지 더 보면 되지 라고 생각하면서 점점 일정이 밀리는 분들은 하루 분량을 절대 규칙으로 여기는게 더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빈 페이지나 페이지 챕터 제목이 한 페이지 꽉 채우면, 기분좋게 페이지 카운트 하시면 됩니다.

우직하게 순서대로만 공부하면 결국 가장 마지막 과목을 가장 적은 시간 공부하는 문제가 있으니, 순서대로 공부하는 것만 고집했던 분들은 병렬 공부를 꼭 고려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세 번째, 기출 문제부터 풀기

자격증 공부법을 보면 어디서나 나오는 내용입니다. 기출 문제부터 풀어야 어떤 내용을 주의깊게 봐야할지를 알 수 있습니다.

수험서 같은 경우 각 단원 별 기출문제나 연습문제가 있으니 그런 문제를 먼저 풀고 틀린 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합니다.

기출 문제 풀 때의 세부적인 팁을 드리자면, 각 선지를 하나의 문제로 다룹니다.

문제의 모든 선지 O, X 판단하기

하나의 문제에 있는 선지의 O, X 여부를 모두 판단합니다. 문제를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의 정답을 맞췄더라도 찍어서 맞췄거나, 확신을 갖고 결정하지 못했다면, 틀린 것과 동일하게 처리합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모든 선지의 O, X 여부를 확신을 갖고 판단하지 못한 것은 모두 틀린 것으로 분류하고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서 잘못알거나 몰랐던 내용을 공부합니다.

네 번째, 학습 보조도구 사용하기

복습 일정을 세우는 등 손이 많이 가는 귀찮은 일들을 대신해줄 도구를 사용합니다.

저는 손 글씨 쓰면 피곤해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합니다. 특히, Flashcards 어플리케이션 Anki를 주로 사용합니다.

Anki는 간격 반복(spaced repetition) 학습 방식을 지원하여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은 반복 간격을 점점 늘려 나가면서 학습합니다. 학습 간격을 알아서 계산해주니 복습 계획을 별도로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좋습니다.

틀린 선지 및 빈칸 채우기 문제 복습용 카드

특히 문장에 구멍을 뚫어주는 cloze 기능은 기출 문제를 풀면서 틀린 선지의 핵심 키워드에 구멍을 뚫어 Flashcard에 추가하면 틀린 부분을 복습할 수 있습니다.

02. cloze 앞면

03. cloze 뒷면

실기 문제에서도 빈 칸에 올바른 단어 채워넣기 문제가 있다보니, 필기 시험부터 이렇게 공부하면 굳이 실기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경우 정보처리기사 실기는 기출문제만 보고 굳이 책 내용을 따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주관식 문제 복습용 카드

앞서 구멍을 뚫어 빈칸 채우기 문제나 선다형 문제에 대비할 수는 있지만, 서술형 문제에 대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답을 직접 타이핑해서 입력하는 카드를 추가합니다.

04. 답 입력 카드 앞면

입력 후 엔터를 누르면 문자열이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 표시합니다.

05. 답 입력 카드 뒷면

기타 Anki 이용 팁

  • 첫 날은 틀렸을때 반복 간격을 짧은 간격으로 선택하여 수 분 뒤에 다시 보면서 머리 속에 각인 될 수 있도록 합니다. 이후에는 시험 기간까지 아직 여유가 있다면, 일주일 전 까지는 완전 처음보는 내용이라는 느낌이 나는게 아니라면 적당히 수 일 뒤의 다음 간격으로 넘깁니다. 카드도 한 두개씩 쌓이다보면 굉장히 많아져서, 매일같이 엄격하게 하다보면 다음 날 복습해야 할게 너무 많아 시험 때까지 못버티고 지쳐버립니다.
  • 자기 생일과 같은 개인 정보를 중요한 숫자와 연결한다던가, 익숙한 단어와 유사한 두문자를 만드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서 카드로 만들면 기억에 잘 남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카드 외에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카드를 만드는게 좋습니다. 카드를 잘못 만들면 시간만 잡아먹고 별 도움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 Anki는 워낙 사용자가 많다보니 검색해보면 다양한 사용방법과 유용한 플러그인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Outro

자격증 취득용 공부를 할 때 마음가짐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내용을 적어볼까 했는데, 제가 공부로 대성하거나 전문직 자격증 취득한 사람도 아닌데 주제 넘는 것 같아 지웠습니다. 그런 내용은 공부법, 학습법 등을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찾아보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Anki는 너무나도 강추합니다. 더 자세히 적고싶지만, 공부법 블로그는 아니다보니 자세히 적기도 좀 애매해서 적당히 이런식으로 사용한다 정도만 적었습니다. 책 내용을 정리할 때도 저는 Anki 카드로 만들어서, 수험서는 한 번 보고나서 볼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시험장 가는 길과 시험장에서 시험 보기 전까지 Anki 모바일 앱으로만 공부하면 됩니다.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아마 Anki에 전 과목 다 정리하게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시험으로 한 주를 보내고, 혹시나 자격증 때문에 고통받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성해봤습니다. 모두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